군데군데 기운 흔적이 역력한 누더기 승복을 입은 법용 스님이 붓을 든 채 한 여성불자를 곰곰 살피더니 이내 먹을 찍고는 화선지에 일필휘지했다. 달마도였다.
그림을 받을 불자들이 바뀔 때마다 얼굴부터 찬찬히 살핀 후에야 달마를 그리는 그, 마치 처방 약을 짓듯 그들의 삶의 그늘을 읽어내고 이를 상쇄할 표정을 그림에 입혔다.
“달마도를 받으면 사람들은 희망을 갖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며 대가를 기원하고 스스로 돌아보며 기회를 구할 것입니다. 인과응보는 삶 자체입니다. 좋은 생각을 하면 그에 걸맞은 열매를 맺을 것이고 나쁜 생각을 뿌리면 괴로움이 따를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달마도는 좋은 생각 좋은 인연 한 자락을 심는 희망의 씨앗입니다. 거기에 부처가 되는 길이 있습니다.”
달마도를 수행 방편 삼아 전국을 유랑하며 행운의 달마상을 무보시로 그려주는 법용 스님이 3~7일 제주에서 수행하고 있다. 올해 7년째 달마도 수행으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등 전국 산하에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매번 불자들에게 달마도를 그려준 후엔 삶을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불교 이야기도 들려준다.
4대가 스님인 집안에 태어나 영주 유석사로 출가한 그에게 달마도와의 인연은 우연히 찾아왔다. 가난했던 망자의 49재를 무보시로 올린 후 유품에서 붓을 발견하곤 영적인 이끌림에 의해 달마도를 그렸는데 그림을 가져간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생겨 입소문이 났던 것.
이후 가정과 사회에서 온갖 고민과 우환에 시달리는 숱한 불자에게 맞춤형 달마도를 그려줬다. 이미 약 8만 명에게 구구절절한 달마도를 그려 선물했고, 향후 10만 명을 채우고 나면 수행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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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4 11:28: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