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근(법용) 스님의 불우이웃 희망주기 선화 동양화 도예 및 기증품 전시회'에 전시될 산수화 그림. 법용달마갤러리 제공

부산 사리암 주지 종근(법용) 스님이 여는 '선화, 동양화, 도예 및 기증품 전시회'는 그 배경이 참 흥미롭다.
달마도의 대가로 유명한 스님의 눈에 늘 들어오는 물건들이 있었다.
바로 이사를 하면서 버려지는 서예작품이나 동양화, 도예작품들이었다.
이사 갈 집에 어울리지 않아서, 오래돼서 버려졌겠지만 개중에는 제법 괜찮은 작품도 있어 보였고, 스님 마음엔 안타까움이 일었다고 한다.
그러다 인연 있던 이삿짐센터 직원들에게 그런 작품을 모아 달라고 부탁을 하고 올해 초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 작품 수십 점이 모였고, 그중에는 상당한 수준의 작품도 나왔다.

스님은 작품 하나하나를 일일이 표구를 하고, 도예작품도 다듬어 한층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예술작품의 재활용이라는 새 분야를 개척했다고 볼 수도 있다. 스님은 "그림을 그리는 스님이라 버려진 예술작품들도 우리들의 조상들 작품인데 소홀히 다루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평소 달마도 무보시 등을 해 온 스님이다 보니 모인 작품들로 아예 전시회도 열어 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회는 그렇게 열리게 됐고,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진구 영광도서 영광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오픈식은 3일 오후 2시.

이번 전시에는 종근 스님도 행사에 동참하기로 하고 달마도 10여 점을 전시하고, 도예가들로부터 기증받은 도예작품들도 전시된다.
전시회로 거둔 수익금은 전액 기부되는데, 올해는 겨울이 길어진다는 예보에 스님은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이라도 전하고자 서둘러 전시회 일정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스님은 또 평소 사리암의 무료 급식을 찾는 이웃에도 방한복을 지급할 생각이다. 급식은 3년 전 한두 명 찾던 것이 지금은 매달 300~400명이 찾는다.
스님은 "무료 급식을 찾는 분 대부분은 70~80대인데,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도록 땀 흘려 고생하신 분들이어서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051-917-2005. 김영한 기자 kim01@